본격적으로 함께 시작하기로 하기에 앞서, 왠지 모르게 다가오는, 온라인에서 서로 주절주절 하기만 하면 아무도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있었다. 그래서 2주에 한 번은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만나기로 했고, 어제가 그 첫 날이었다.

2018-04-22-01

모두가 사는 곳이 비슷하지만 조금씩 달라 항상 어디서 만날 지 정하는 데 시간을 쏟곤 하는데, 항상 집과 가까워서 참석률 100%를 이어나가고 있다(개꿀). 만나서 뭐 딱히 거창한 걸 하지는 않고, 그냥 각자 일을 한다. 무언가를 할 때 아무래도 내가 주도적인 액션을 취하다보니 같이 시작하기로 한 그들은 어느 순간 나를 편집장이나 팀장, 심지어는 클라이언트 급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.

2018-04-22-01

대략 오후 6시 30분부터 블로그 개발에 있어 발견한 이슈들을 공유(라고 쓰고 일방적으로 던진다고 읽는다)하고, 고쳐 나가고, 각자 할 일을 하고, 수다도 조금 떨고, 하다보면 어느샌가 불특정한 한 주제에 모두가 과몰입하게 된다. 이런 점이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나 무언가를 하는 것의 장점인 것 같다.

2018-04-22-01

쓰잘 데 없이 과몰입에 빠지다 보면 밥 때도 놓치고 후회하기 마련이다. 나는 점심도 먹지 않은 상태로 나왔기에 도착해서 샌드위치를 사 먹어서 딱 좋은 타이밍에 식사하러 출발. 이 모임은 참 신기한 것이, 뭘 먹어야만 해산한다.

2018-04-22-01

모두가 함께 졸업한 학교 후문에 꼭 이런 느낌의 고깃집이 있었다. 거긴 삼겹살이랍시고 사실은 구이용으로 퍽퍽해서 잘 먹지 않는 전지살을 떼다가 팔았지만, 가격만큼은 매우 저렴하여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었던 좋은 곳이었다. 대통주라는 요상한 술도 함께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여 신나게 떠들며 먹었다.

2018-04-22-01

2018-04-22-01

2018-04-22-01

이 모임이 또 신기한 것이,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(혹은 완전히 다르지만 조금은 비슷한)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다보니, 동네 친구도 아니거니와 직장동료도 아니다보니 일 이야기를 하는 것이 (다른 곳에서보다는) 재밌다. 이 분들을 자주 뵙고 싶은 수많은 이유 중 하나. 그런 의미에서 자리가 파할 때 쯤 나왔던 이야기가 있었는데,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. 자세한 내용은 생략.

end.